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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입니다. 오늘 까지 떨어지면 추세 반등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었는데 독립기념일 연휴를 끝내고 돌아온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했습니다. 나스닥 1.12%, S&P 500 0.72%,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솔직히 이번 장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주가 지표가 아니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하나를 두고 월가 전체가 숨을 죽이고 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반도체 랠리가 끝났냐 아니냐를 두고 시각이 갈리는 지금,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자 같이 보시죠!
삼성전자 실적, 왜 전 세계가 주목했나
제가 이날 방송을 보면서 처음으로 "어, 이건 좀 다른 국면이다"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주식들의 촉매제"라고 직접 표현한 대목이었습니다. CNBC나 블룸버그 라이브에서도 삼성전자 실적을 가장 먼저 기다린다는 분위기가 실제로 감지됐다고 하는데, 제 경험상 국내 기업 실적이 이렇게 해외 방송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주가수익비율(PER), 즉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사상 최고점에 있는데도 PER은 역사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익이 주가 상승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죠. 쉽게 말해 주가가 아직 이익을 따라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기준으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 4,594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컨센서스란 복수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평균 낸 시장의 기대치를 뜻합니다. 이 수치가 맞아떨어진다면 엔비디아의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것이고, 분기 기준으로 테크 기업 역사상 최대 영업이익에 해당합니다. 브로커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12개월 내 54% 추가 상승 가능성을 담고 있었고요. 피보나치 자산운용 글로벌 CEO도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글로벌 반도체 주식들에게 핵심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습니다(출처: Bloomberg).
하이퍼스케일러로 눈을 돌릴 때라는 월가
모건스탠리가 "단기적으로 반도체보다 하이퍼스케일러를 선호한다"고 밝혔을 때, 저도 처음엔 반도체를 파는 게 맞는 전략인지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란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처럼 전 세계에 걸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가리킵니다. AI 인프라를 직접 짓고 운영하는 주체들이죠.
모건스탠리의 논거는 이렇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높은 이익 성장 기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어 추가 서프라이즈 여지가 좁습니다. 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자본 지출(CapEx) 급증에 대한 우려로 실적 기대치가 오히려 낮게 형성돼 있는데,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것이 확인되면 주가 반응이 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HSBC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막대한 투자가 매출로 이어진다면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여기서 실행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짚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를 파는 행위가 심리적으로 AI 사이클에서 이탈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벽이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서버 블랙웰 출시 지연 보도를 즉각 이메일 성명으로 부인하며 "로드맵은 그대로"라고 반박했고 주가도 0.37% 올라준 날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도체에서 하이퍼스케일러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맞지만, 실제 포트폴리오에서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 JP모건: 반도체 조정은 매수 기회, 업사이클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
- 모건스탠리: 단기 최선호주는 하이퍼스케일러, 반도체 비중 축소 권고
- HSBC: 하이퍼스케일러 자본 지출이 매출로 연결되면 강한 반등 가능
- 모건스탠리 마이클 윌슨: 기술주 중심 상승 모멘텀 둔화 경고
브로드컴·마이크론·테슬라, 개별 모멘텀이 만든 날
이번 장에서 제가 직접 가장 흥미롭게 봤던 종목은 브로드컴이었습니다. 애플과 2031년까지 AI 가속기 칩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는 발표였는데, 단순한 계약 연장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브로드컴은 2010년부터 아이폰에 통신 칩을 공급해 온 오랜 파트너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계약 성격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AI 가속기 칩이란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프로세서로, 통신 칩보다 단가와 전략적 가치가 훨씬 높습니다. 애플 생태계 전체가 AI 칩 수요처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고, 주가는 3.73% 올랐습니다.
마이크론은 포드와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 스토리지 플랫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GE와 유사한 계약을 맺은 지 며칠 만에 나온 연속 행보라는 점에서 단순한 수주 뉴스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가 AI 서버에서 자동차 영역으로도 구조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주가는 0.96% 상승했습니다.
테슬라는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론칭했다는 소식으로 6.69% 급등했습니다. 텍사스, 캘리포니아에 이은 세 번째 거점 확보입니다. 독립기념일로 미국 증시가 하루 쉰 탓에 금요일 호재가 오늘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됐다는 분석인데, 투자은행 베어드는 목표 주가 252달러와 아웃퍼폼 의견을 유지하며 인도량이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엘니뇨 인플레이션, 진짜 복병은 여기 있었다
이번 방송에서 제가 가장 무겁게 받아들인 내용은 사실 반도체도, 삼성전자도 아니었습니다. 농산물 가격 급등과 슈퍼 엘니뇨 경보였습니다. 밀 2.3%, 옥수수·대두 3% 이상, 코코아 13%, 커피 15%, 귀리 선물 18% 급등. 이게 단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태평양 전역에 걸쳐 초대형 해양 열파, 즉 바다가 끓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슈퍼 엘니뇨 발생 확률은 70%에 근접했고, 미국과 일본 기상청이 엘니뇨 발생을 공식 확인한 상태입니다(출처: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엘니뇨 여파로 세계 식량 가격이 최대 9% 오르고 그 영향이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후 분석 업체들은 쌀, 설탕, 커피 가격이 두 배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시장은 농산물 발 인플레이션을 AI 수익성 논란보다 훨씬 늦게 가격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위험합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마저 "노동시장은 안정됐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고 있다"며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날이기도 합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인사마저 물가를 앞세운다면, 칩플레이션에 식량플레이션까지 더해지는 복합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압박하는 진짜 복병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실적이 왜 미국 반도체 주식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A.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비롯한 AI용 메모리 수요의 실제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합니다. 삼성전자 실적이 강하게 나온다는 것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칩 수요처들이 여전히 메모리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시장이 메모리 수요 정점 우려를 품고 있을 때 나오는 실적이라 파급력이 더 큰 편입니다.
Q. 하이퍼스케일러가 반도체보다 유리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하이퍼스케일러는 AWS, 구글 클라우드, 애저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들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높은 성장 기대치가 주가에 녹아 있어 추가 서프라이즈 여지가 좁은 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막대한 자본 지출에 대한 우려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입니다. 실적이 기대를 조금만 넘어도 주가 반응이 크게 나올 수 있다는 논리로, 모건스탠리와 HSBC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Q. 엘니뇨가 주식 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나요?
A. 직접적인 주가 충격보다는 인플레이션을 통한 간접 경로가 더 큽니다. 엘니뇨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라가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지연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ECB는 이번 엘니뇨로 세계 식량 가격이 최대 9%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하반기 금리 경로를 예측할 때 농산물 시장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Q.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팔았는데 호재인가요, 악재인가요?
A. 2억 1,600만 달러 규모 매각은 2020년 비트코인 매집 시작 이후 최대 규모였고 단기적으로는 불안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다만 매각 목적이 우선주 배당금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충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신생아 투자 계좌(트럼프 어카운트)에 비트코인 포함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기대감이 회복됐습니다. 결국 비트코인은 1.78% 상승 마감했습니다.
결론
이번 장은 표면적으로 기술주 반등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랠리를 어디서 어떻게 이어받을 것이냐를 두고 월가가 조용히 포지션을 재점검하는 국면으로 읽혔습니다. 삼성전자 실적이 반도체 업사이클의 불씨를 살릴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기술주 모멘텀 둔화 경고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번에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느낀 건 엘니뇨발 복합 인플레이션입니다. AI 수익성 논란에 집중하다 보면 식량 가격 상승이 금리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기 쉽습니다. 하반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신다면 반도체와 하이퍼스케일러 비중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두는지 한 번쯤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