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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주 투자

    아침 라디오[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를 듣는것이 저의 루틴입니다. 오늘은 마침 제가 좋아하는 신영증권의 엄경아 연구원이 조선업 얘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좋아하는 섹터라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매출도 늘고 마진도 개선되고 있는데 주가는 계속 내려오는 중이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 세계 무역 화물의 90%가 배로 움직입니다. 이 큰 축을 무시하는 투자자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 같이 보시죠!

     

    조선 사이클, 지금 어디쯤 와 있나

    저도 처음엔 반도체랑 조선을 비슷한 사이클 산업으로 뭉뚱그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들여다보니 둘은 사이클의 길이 자체가 다릅니다.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의 등락이 수개월 단위로 빠르게 돌아오지만, 조선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평균 3년, 특수선의 경우 최장 10년 가까이 걸리는 장기 수주 산업입니다. 여기서 수주 산업이란 제품을 미리 만들어두는 게 아니라 고객의 주문이 들어온 뒤에 생산을 시작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래서 지금 들어오는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는 데는 상선 기준 3년, 특수선은 그보다 훨씬 더 걸립니다. 영업은 매일 돌아가고 있는데 재무제표에는 한참 뒤에야 찍히니, 지금의 주가 부진이 어느 정도는 이 시차 때문에 생기는 불안감 아닐까 싶습니다. 시장이 이 사업이 될지 말지를 과도하게 할인해서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07년이 30년 만의 선박 시장 호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내 조선 3사의 수익성은 그때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장부가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은 지를 나타내는 비율)은 2025년 상반기 말 피크 대비 60~80%까지 조정받은 상태입니다. 2007년 호황 때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와 있습니다. 수익은 더 잘 내고 있는데 주가는 더 싼 셈입니다.

    • 조선 수주 산업 특성: 수주 → 건조 → 인도까지 상선 3년, 특수선 최대 10년
    • 현재 밸류에이션: 2025년 상반기 피크 대비 PBR 60~80% 조정
    • 수익성: 2007년 역대 호황 대비 현재 조선 3사 이익 더 높음
    • 공급 제한: 전 세계 화물선 연간 생산 능력 약 2,000척 수준
    요약: 조선은 장기 수주 산업 특성상 주가 반영이 느리고, 현재 밸류에이션은 역대 호황기보다 낮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입니다.

     

    빅3 밸류에이션, 각자 다른 무기

    우리나라 조선 3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세계에 이 정도 규모로 이 종류의 배를 다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서 밀렸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주가가 꽤 빠졌는데, 제가 직접 들여다보니 아직 본계약이 2027년쯤 예정된 만큼 도장 찍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섹터 대장주인 HD현대중공업은 매출 규모와 시가총액 모두 3사 중 가장 큽니다. 여기에 엔진 사업부가 있는데,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과 6,000억 원 이상 규모의 전력용 발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선박용 발전 엔진, 즉 제한된 공간 안에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콤팩트 발전기를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으로 사 가기 시작한 겁니다. 원래 하던 사업인데 구매자가 바뀐 것인데, 그게 고부가가치 AI 시장이 된 셈입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군함 건조, 즉 해양 방산 사업을 함께 영위합니다. 방산 관련 수주 뉴스가 나올 때 이 두 종목이 더 크게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방산보다는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바다 위에 떠서 가스를 생산·처리·저장하는 해양 플랜트)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남들이 손을 뗄 때도 이 분야를 묵묵히 유지한 덕에 글로벌 FLNG 시장에서 60~70%의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상 과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 선박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009년부터 그 지위를 유지 중입니다(출처: IMO(국제해사기구)). 다만 배는 100% 주문제작 방식이라 공장을 단순히 늘리는 것만으로는 품질과 기술을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최근 수주 시장에서 유럽 선주들이 중국 의존도를 경계하며 한국으로 발주를 돌리는 흐름이 생기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요약: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각각 엔진·방산, 방산, 해양 플랜트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뉴스 종류에 따라 주가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수주 전망, 슈퍼사이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 경험상 이런 장기 사이클 산업은 수요의 구조 자체가 바뀔 때 진짜 큰 국면이 옵니다. 지금 조선업이 딱 그 상황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 탄소 배출 넷제로(Net Zero,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만들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목표)를 선언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운항 중인 선박이 약 11만 척인데, 이 가운데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 방식으로 전환 완료된 배는 채 3,000척이 되지 않습니다(출처: IMO 공식 발표). 전체의 3%도 안 됩니다.

    여기서 LNG 이중연료 추진선이란 기존 벙커C유(선박용 중질유, 점도가 매우 높아 상온에서 거의 고체에 가까운 잔류유)와 LNG를 모두 연료로 쓸 수 있는 선박을 말합니다. 기존 선박에 그냥 가스를 주입해서 운항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즉, 수주가 끊임없이 나올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연간 전 세계 조선소가 화물선을 최대로 만들어도 약 2,000척 수준입니다. 11만 척 중 나머지를 모두 교체하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수십 년이 걸립니다. 선주 입장에서는 지금 발주하지 않으면 3~5년 뒤 환경 규제로 운항 가능한 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지금 배 값이 20~30% 더 올라도 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일본이 수주 점유율 10%대에서 최근 1%대까지 급락하며 사실상 이탈하고 있고, 중국은 물량으로 치고 들어오고 있지만 기술 집약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 이후 나올 수주의 규모와 다양성이 지금까지의 그것보다 더 크다는 판단이 섭니다.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는 구조적으로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저는 그 표현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IMO 탄소 넷제로 목표로 11만 척 중 3,000척만 전환된 현실이 장기 수주 구조를 만들고,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이 2,000척에 불과해 공급 부족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선주 ETF로 투자하는 게 개별 종목보다 나을까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각자 강한 사업 영역이 달라서 어떤 뉴스가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개별 종목 교체가 번거롭거나 섹터 전체를 가져가고 싶다면 조선 ETF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2020년 이후 조선 업체만 골라 담은 ETF, 기자재 ETF, 레버리지 ETF까지 생겨서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Q.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서 밀렸는데, 이게 주가에 큰 리스크인가요?

    A. 현재까지는 독일이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본계약은 2027년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장이 찍히기 전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단기 주가에 반영은 됐지만, 한화오션의 방산 역량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건의 수주 결과만으로 종목 전체를 판단하기보다는 전체 수주 파이프라인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조선주 투자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리스크가 뭔가요?

    A. 두 가지를 꼭 체크해야 합니다. 첫째는 수주 공백입니다. 발주가 뚝 끊기거나 줄어드는 뉴스가 나오면 일단 경계해야 합니다. 둘째는 금융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입니다. 배는 금액이 커서 대출이 수반되는데, 2008년 리먼 사태처럼 금융 경색이 오면 발주 자체가 막혀버립니다. 환경 규제를 우회하는 신기술이 등장해 교체 수요가 급감하는 시나리오도 장기적으로 체크해야 할 변수입니다.

     

    Q. 삼성중공업은 왜 방산 얘기가 나올 때 주가 반응이 적나요?

    A. 삼성중공업은 현재 군함 건조 사업을 영위하지 않습니다. 방산 수주 뉴스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직접 연결되고, 삼성중공업은 FLNG 같은 해양 플랜트 수주 소식이 나올 때 더 주목받습니다. 종목별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구분해두면 뉴스가 나올 때 어디가 움직일지 예측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결론

    아침 라디오에서 조선업 얘기를 듣고 다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매출과 마진이 늘고 있는데 주가는 눌려 있는 상황, 저는 이게 시장이 이 사업의 장기 사이클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수선처럼 매출 인식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사업 구조, 수주가 매일 쌓이고 있지만 주가에는 더디게 반영되는 현실이 겹쳐 있습니다.

    단기 매매가 피곤하다면, 내 아들을 취직시키고 싶은 회사를 사라는 말이 꽤 실용적인 기준이라는 걸 직접 들어보니 공감이 됐습니다. 11만 척 중 3,000척만 교체된 지금, 구조적 수요는 한참 남아 있습니다. 수주가 계속 나오는지, 금융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지 두 가지만 꾸준히 체크하면서 가져가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VTspz9wt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