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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서버 한 대당 연결 부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고작 8%입니다. 그 8% 안에서 시가총액 400억 달러짜리 회사와 590억 달러짜리 회사가 맞붙고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의외였습니다. 겨우 8%짜리 부품 시장이 이렇게 큰 기업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그런데 알고 보니 8%의 뒤에 2030년까지 연평균 14.6% 성장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었습니다. 크레도 테크놀로지와 아스테라 랩스, 이 두 종목을 직접 비교 분석해 본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크레도 아스테라랩스

    AEC 독점과 제로 플랩 — 크레도의 실체

    일반적으로 독점 기업이라면 기술력보다는 시장 장악력으로 버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크레도 테크놀로지를 처음 공부할 때도 그런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파고들수록 얘기가 달랐습니다.

    크레도의 핵심 제품은 능동 전기 케이블(AEC)입니다. AEC란 기존 구리 케이블 양 끝단에 스마트 칩을 내장해 신호 손실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차세대 연결 부품입니다. 단순한 케이블이 아니라 반도체 칩이 붙어 있는 케이블, 그래서 '능동(Active)'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이 시장에서 크레도의 점유율은 약 88%로, 사실상 혼자 먹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주목한 부분은 점유율이 아니라 '제로 플랩(Zero Flap)' 데이터였습니다. 여기서 링크 플랩이란 신호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이벤트를 의미합니다. 크레도는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에 제품을 납품한 7~8년 동안 이 오류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 입장에서는 케이블 불량 하나로 AI 학습 전체를 다시 돌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비용이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 규모입니다. 10% 싼 케이블보다 에러 없는 케이블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선택입니다. 이 무결점 실전 데이터가 진짜 해자입니다.

    최근 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성장을 기록했고, TTM 기준 매출은 10억 6천만 달러, 영업이익은 3억 2천만 달러 수준입니다. JP모건 리포트에 따르면 AEC 케이블 시장 자체가 2025년 대비 2028년에 5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JP Morgan Research). 크레도를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가 숫자로도 뒷받침됩니다.

    • AEC 시장 점유율 약 88%, 사실상 단독 독주 체제
    • 7~8년간 신호 오류 제로(Zero Flap) — 하이퍼스케일러 신뢰의 근거
    • 전년 대비 약 200% 매출 성장, 영업이익률 지속 개선 중
    • AEC 케이블 시장, 2028년까지 520% 성장 전망(JP모건)
    요약: 크레도의 진짜 해자는 점유율보다 수년간 쌓아온 무결점 실전 데이터이며, AEC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단기 모멘텀을 뒷받침한다.

    리타이어와 소프트웨어 락인 — 아스테라 랩스의 포지션

    아스테라 랩스를 처음 접하면 '2017년 설립에 시가총액 590억 달러?'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저도 처음에는 고평가 논란이 이해됐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구조를 뜯어보면 납득이 가기 시작합니다.

    핵심 제품은 PCIe 리타이머(Retimer)입니다. 리타이 머란 CPU와 GPU 사이를 오가는 신호가 거리와 노이즈로 인해 흐트러질 때, 이를 원래 타이밍대로 복원해 주는 반도체입니다. 쉽게 말해 연주 중 박자가 흔들리는 오케스트라에 메트로놈을 대는 역할입니다. AI 학습 중 신호 오류가 발생하면 전체 학습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안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제가 특히 주목한 것은 아스테라 랩스의 코스모스(Cosmos)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는 자사 제품만 모니터링하는 대시보드를 제공합니다. 반면 코스모스는 자사 제품이든 타사 제품이든 서버 내 전체 연결 상태를 통합 관리합니다. 한번 이 플랫폼을 도입하면 갈아타기가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이른바 소프트웨어 락인(Lock-in) 구조입니다. 엔비디아가 NVLink로 생태계를 묶어두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아스테라 랩스가 엔비디아 NVLink 퓨전의 공식 파트너라는 점입니다. 동시에 AMD, 구글, 아마존처럼 개방형 표준을 추구하는 진영에서도 핵심 역할을 합니다. 엔비디아가 잘되든 반엔 비디아 진영이 커지든, 양쪽 모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포지션은 제가 보기에 꽤 영리한 전략입니다. 커넥티비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30년까지 약 14.6%로 전망되는 상황에서(출처: Mordor Intelligence), 두 진영 모두를 고객으로 삼는 회사는 성장 가시성이 그만큼 넓어집니다.

    • PCIe 리타이머 분야 기술 표준 주도, 매출 비중 약 35%
    • 코스모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고객사 이탈 방어(소프트웨어 락인)
    • 엔비디아 NVLink 공식 파트너 + 개방형 표준 진영 동시 참여
    • EPS 성장률 올해 약 70%, 내년 약 40% 예상
    요약: 아스테라 랩스의 강점은 리타이머 기술력에 더해 소프트웨어 락인 구조와 양 진영 모두를 공략하는 포지션에 있으며, 이것이 시총 프리미엄의 근거다.

    연결 시장 전체로 보면 — 두 종목을 어떻게 볼 것인가

    흔히 두 종목을 경쟁 관계로 놓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그게 좀 다른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뜯어보면 크레도와 아스테라 랩스는 AI 서버 내에서 담당하는 구간 자체가 다릅니다.

    아스테라 랩스는 서버 내부, 즉 CPU와 GPU 사이의 신호 복원을 담당합니다. 크레도는 그보다 바깥, 서버와 서버 사이 랙 내부 구간의 구리 연결을 책임집니다. 더 먼 거리, 7미터 이상으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광통신이 맡게 되고, 코히런트와 루멘텀 홀딩스가 그 구간을 담당합니다.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시장은 거리와 영역에 따라 역할이 나뉘는 구조이지, 한 회사가 잘 되면 다른 회사가 망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두 종목 중 어디에 무게를 둬야 할까요. 제가 직접 밸류에이션을 비교해 본 결과, 1~2년 기준 적정 주가 계산값이 두 종목이 상당히 근접하게 나왔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크레도(약 234달러)가 아스테라 랩스(약 341달러) 보다 저평가 구간에 있습니다. 단기 실적 모멘텀은 크레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반면 장기적으로 광통신 전환 흐름이 가속화됐을 때 구리 케이블 영역이 받을 도전을 생각하면 아스테라 랩스의 사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종목은 매력도 없습니다.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건 그 시장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마벨 테크놀로지가 AEC 케이블 영역으로, 브로드컴이 리타이머 통합 솔루션으로 각각 도전하고 있지만, 두 대기업이 이 세부 영역에 전사적 자원을 쏟아부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각자 메인 비즈니스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리스크를 봤다면 그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어닝콜이나 M&A 뉴스를 꾸준히 따라가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요약: 크레도와 아스테라 랩스는 경쟁이 아닌 커넥티비티 시장 내 서로 다른 구간을 담당하며, 단기는 크레도, 장기 안정성은 아스테라 랩스에 무게가 실린다.

    두 종목을 한꺼번에 비교 분석하고 나서 제 생각이 정리됐습니다. 지금 당장 신규 진입이 부담스럽다면 조정 구간을 나눠서 기다리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크레도는 눌림목마다 단기 매력이 살아있고, 아스테라 랩스는 300~330달러 초반 구간에서 다시 보는 게 부담이 덜합니다. 어느 쪽도 선택이 어렵다면 두 종목과 브로드컴, 마벨, ARM까지 담은 커넥티비티 ETF로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AI 인프라 연결 시장 자체는 계속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hCSdJ-11io&t=237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