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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이란 협상 기대감과 팔란티어·캐터필러의 호실적에 힘입어 다우 사상 최초로 54,000선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실적이 잘 나온 AMD와 스페이스 X는 발표 직후 주가가 빠졌습니다. 이 역설적인 하루를 정리해 봤습니다.
다우 5만 4천 돌파 — 이란 협상과 실적 랠리가 겹쳤다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 54,000선을 돌파했고, S&P500은 약 두 달 만에 최고치인 7,736선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59% 상승했고, 최근 4 거래일 누적 상승분은 2,000포인트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겹쳤습니다. 하나는 미국-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 기대감으로 WTI(-5.7%)·브렌트유(-5.3%)가 급락하고 국채금리도 하락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실적 랠리입니다. 팔란티어가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하며 29% 급등(2024년 2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했고, 캐터필러도 AI 데이터센터발 전력·건설장비 수요로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5% 올라 다우지수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강세론 vs 약세론 — 톰 리와 마이클 버리의 정면충돌
향후 방향을 둘러싼 시각차도 뚜렷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달 S&P500이 7,800까지 갈 수 있다며, 5월 이후 주가가 제자리걸음인 사이 이익 추정치는 계속 올라 지금 시장을 "팽팽하게 당겨진 코일 스프링"에 비유했습니다. 반면 대표적 AI 회의론자 마이클 버리는 1987년 블랙먼데이식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지수가 계속 신고가를 경신하면 단기적으로 자금이 더 유입될 수 있다는 모순적인 시각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실수요라기보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금융 구조로 부풀려지고 있다고 보고, 엔비디아·마이크론·테슬라·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 두 시각이 사실 완전히 상반된 게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버리조차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다"라고 인정하는데, 결국 쟁점은 방향이 아니라 '언제, 얼마나 크게' 조정이 오느냐로 좁혀지는 셈입니다.
밸류에이션 착시 — PER은 낮아 보이는데 정말 쌀까
S&P500의 선행 PER은 19.4배로 3월 말 이후 최저치, PER을 성장률로 나눈 PEG 비율은 1.02배로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마켓워치는 이를 근거로 지수가 "저렴해 보인다"라고 진단했는데, 이는 기업 실적 전망치가 큰 폭으로 상향된 결과입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매출·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고평가라는 반대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이전에 SK하이닉스 관련 글에서 다뤘던 "사이클 산업의 PER 착시"가 떠올랐습니다. 지표 하나만 보고 싸다/비싸다를 판단하는 건 미국 대형 기술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함정일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AI 투자가 산업혁명급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내는지를 앞으로 1~2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타당해 보입니다.
메모리 랠리와 반도체 섹터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매도' 현상
메모리 가격 추가 상승 전망과 2027년까지 D램·HBM 판매 물량 대부분이 선판매됐다는 소식에 SK하이닉스 ADR이 8%대, 마이크론이 7%대, 샌디스크가 10.8% 급등했습니다. 반면 같은 반도체 섹터에서도 AMD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2분기 매출·조정 EPS가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3분기 가이던스(130억 달러)도 시장 예상치(약 125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최대 9%까지 빠졌습니다. 이미 연초 대비 140% 넘게 오른 상태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고, 지난해 4분기에도 비슷하게 실적을 웃돌고도 주가가 18% 넘게 빠졌던 전례가 재조명됐습니다. 같은 실적 시즌 인텔도 예상치를 웃돌고도 11% 급락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매도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저는 이 현상이 며칠 전 다뤘던 SK하이닉스의 어닝쇼크 사례와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실적의 절대적 수준이 아니라 이미 주가에 얼마나 선반영 됐는지가 반응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다만 AMD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과, 오픈 AI·메타·앤스로픽 등으로 확대되는 AI 가속기 '헬리오스'의 고객군 다변화 계획을 내놓으며 낙관적 메시지를 이어갔습니다. 단기 주가 조정과 별개로, 중장기 사업 방향성 자체는 견조하다는 인상입니다.
스페이스 X 첫 성적표 — 성장은 증명했지만 자본지출 부담이 발목
상장 이후 처음 실적을 공개한 스페이스 X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2분기 매출 78억 달러(예상 68억 달러), 조정 EBITDA 35억 달러(예상 20억 달러)로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순손실도 개선됐습니다. 그런데도 AI 사업부문 자본지출이 158억 달러로 급증했고 3·4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예고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최대 8.8%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보호예수 물량이 처음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쳤습니다.
컨퍼런스콜에서는 스타링크 항공용 서비스 보급률이 아직 10%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크다는 점, 성능이 10배 향상된 V3 위성이 내년 2분기까지 약 1,000기 배치를 마칠 예정이라는 점, 엔비디아와 손잡고 위성용 AI 컴퓨팅 페이로드를 공동 설계한다는 소식이 함께 전해졌습니다. 연내 매출 연환산 1,000억 달러 달성이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 저는 이 조합이 상당히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성장 스토리는 화려한데 그만큼 쏟아붓는 자본지출 규모도 크고, 그 부담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단기 주가 반응이 갈리는 구조는 지금 AI 인프라 투자 전반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가 떨어지나요?
A. 주가는 실적의 절대적 수준보다, 발표 전 시장이 이미 반영해 둔 기대치 대비 결과가 어땠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AMD·스페이스 X 모두 실적 자체는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미 크게 오른 주가나 향후 대규모 투자 부담이 함께 부각되며 단기 조정을 받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Q. S&P500이 저평가라는 진단, 믿어도 될까요?
A. 선행 PER·PEG 같은 지표로는 낮아 보이지만, 매출·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는 여전히 고평가라는 반박도 있습니다. 지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일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지표를 함께 참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베팅을 따라가도 될까요?
A. 이 글은 특정 투자자의 포지션을 소개한 것일 뿐, 그 전략을 따라 하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버리 스스로도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인정한 만큼, 방향성 베팅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결론
이날 뉴욕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호실적이 겹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그 이면에서는 AMD와 스페이스 X처럼 좋은 실적을 내고도 밸류에이션 부담과 자본지출 우려로 주가가 밀린 사례가 함께 나타났습니다. 톰 리와 마이클 버리의 상반된 전망도 결국 "AI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가"라는 같은 질문에 대한 다른 답일 뿐입니다. 지수의 최고치 경신 자체보다, 이런 개별 기업들의 실적 반응 패턴을 계속 관찰하는 게 지금 국면에서는 더 중요해 보입니다.
※ 본 글은 특정 뉴스 브리핑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며, 매수·매도를 포함한 투자 추천이 아닙니다. 언급된 개별 투자자의 포지션이나 전망은 해당 인물의 견해로,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뉴욕증시 마감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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