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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재사용 로켓이 바꾼 우주 비즈니스의 판
팰컨 9가 만든 구조적 변화
솔직히 처음에 스페이스 X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 반응은 "드디어"였습니다. 비상장 상태에서도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논하던 회사였으니까요. 2020년 104회에 불과했던 전 세계 로켓 발사 횟수는 2025년 324회로 늘었는데, 이 중 스페이스 X가 51%를 차지했습니다. 한 기업이 전 세계 발사의 절반을 담당한다는 건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비용 절감 수치는 더 인상적입니다. 우주왕복선(1981년) 대비 팰컨9의 kg당 발사 비용은 약 23분의 1, 팰컨 헤비는 약 44분의 1 수준입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발사가 싸졌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불가능했던 비즈니스 모델들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위성통신, 우주 물류, 궤도 서비스 같은 후속 시장이 열린 건 전부 이 비용 혁신 덕분입니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재사용률입니다. 팰컨9 1단 부스터 재사용률은 2026년 1분기 기준 97%에 달합니다. 2025년 165회 발사에서 신규 부스터는 단 8기였다는 게 이를 증명합니다. B1067 부스터는 34회 재비행을 달성했는데, 이 정도 되면 로켓이 아니라 항공기에 가까운 운영 방식입니다.
스타링크, 돈 버는 기계가 되다
스타링크는 제가 처음 이 서비스를 알았을 때만 해도 "그게 과연 수익이 날까?" 싶었습니다. 위성을 수천 개씩 쏘고, 또 수명 다 되면 교체하고, 단말기까지 보조해야 하는데 어떻게 수익을 낸다는 건지 감이 안 왔거든요. 그런데 2026년 1분기 기준 가입자가 1,030만 명을 돌파했고, 커넥티비티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39%입니다. 2035년에는 81%까지 올라간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규모가 커질수록 고정비가 분산되는 구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ARPU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2023년 월 99달러에서 2026년 1분기에는 6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저소득 국가로 확장할수록 평균 단가는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리포트는 장기적으로 월 3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이후의 성장은 순수하게 가입자 수와 기업·정부 계약 확대로 메워야 합니다.
스타십이 모든 것의 변수
스타십은 이 회사의 모든 사업 확장성을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단순히 더 큰 로켓을 만든다는 차원이 아니라, 팰컨 9가 1회 발사당 V2 mini 위성 24
29기를 싣는 반면 스타십은 V3 위성 60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발사 1회당 추가되는 네트워크 용량도 팰컨9의 2
3Tbps에서 스타십 V3는 60Tbps로 20배가량 증가합니다. 스타십이 상용화되면 위성 배치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지고, 단가도 함께 내려가는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이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느냐가 이 회사의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2. AI 인프라 회사로 변신 중인 스페이스X
xAI 합병이 만든 새로운 정체성
2026년 2월 xAI 인수가 완료됐습니다. 거래 당시 스페이스 X가 약 1조 달러, xAI가 약 2,500억 달러로 평가됐고, 현금 없이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거래의 의미는 단순히 AI 회사를 하나 더 갖게 됐다는 게 아닙니다. Grok 모델, X(구 트위터) 플랫폼, 그리고 Colossus 데이터센터까지 한 번에 흡수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앤트로픽은 Colossus 전체 컴퓨팅 용량 사용 대가로 월 12.5억 달러, 구글은 월 9.2억 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두 계약을 합산하면 연간 약 260억 달러 규모입니다. 앤트로픽이 경쟁사인 스페이스 X의 인프라를 쓰고, 구글이 자체 TPU가 있음에도 외부 클러스터를 임대한다는 건 AI 컴퓨팅 수요가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의 공급을 이미 넘어섰다는 방증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스페이스 X가 우주 회사임에도 앤트로픽과 구글 같은 최상위 AI 기업이 고객이 됐다는 건, 단순한 데이터센터 임대업이 아니라 진입장벽이 있는 전략 자산으로 포지셔닝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궤도 컴퓨팅, 공상이냐 현실이냐
스페이스X가 궤도 데이터센터를 이야기할 때 처음엔 너무 먼 미래 얘기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지상 데이터센터의 병목 현상을 보면 이게 꽤 현실적인 전략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북미 주요 데이터센터 시장 공실률은 2025년 말 1.4%로 사상 최저 수준이고, 전력망 제약과 인허가 지연으로 신규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주는 24시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고, 극저온 진공 환경에서 복사 방식으로 냉각할 수 있습니다. 지상 데이터센터가 전력, 냉각수, 부지, 규제로 막히는 지점을 이론적으로 우회합니다. 스페이스 X는 2027년 말 우주 기반 컴퓨팅 인프라 초기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Project Suncatcher를 통해 같은 방향을 연구하고 있지만, 스페이스X는 이미 9,600기의 위성과 620회 이상의 궤도 발사 경험이 있습니다. 후발주자와의 격차가 단순한 기술 차이가 아니라 운영 데이터와 인프라의 차이라는 게 결정적입니다.
3. 밸류에이션: 지금 가격이 비싼가, 적당한가
현재 주가는 미래를 얼마나 반영했나
DCF 기반 적정가치는 주당 167.1달러입니다. 6월 15일 종가 192.5달러보다 13.2% 낮습니다.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174.4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9.4%의 하락 여력이 존재합니다. 최고 목표주가는 227달러(+17.9%)입니다.
숫자만 보면 단기적으로 비싸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적자가 무능의 결과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타십 R&D에 연간 30억 달러를 쏟아붓고, AI 데이터센터 CAPEX는 2025년에만 127억 달러였습니다. 2028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2029년부터 AI 사업부 증분 ROIC가 70%로 개선됩니다. 손실 구간은 분명하지만, 그 손실이 미래 인프라 선점을 위한 투자라는 논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테슬라 합병설, 어떻게 볼 것인가
테슬라 합병 이슈는 단기 이벤트로 접근하면 위험합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 X에서 약 41%의 경제적 지분으로 약 85%의 의결권을 보유하지만, 테슬라에서는 의결권이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스페이스X 중심으로 합병할 경우 이 구조를 통합 법인 전체로 확장할 수 있어 머스크에게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테슬라 주주 입장은 다릅니다. xAI 투자 승인 관련 주주제안이 2025년 주총에서 정관 기준으로 부결된 사례가 있습니다. 테슬라 기관투자자 비중이 약 44.9%인 상황에서, 의결권이 대폭 희석되는 합병에 기관이 동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합병은 장기적으로 가능성이 있되, 단기 재료로 주가에 베팅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 요약
스페이스 X는 재사용 발사체 기반 우주 인프라를 수직계열화하고 AI 컴퓨팅까지 확장하며 단기 적자에도 장기 인프라 선점 전략을 실행 중이다. 현재 주가(153.23달러)고, 52주 고가는 6월 16일 상장직후 225.64달러였습니다. 아무래도 150달러가 지지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스타십 상용화·AI 수익화·궤도 컴퓨팅의 실질 성과 확인이 필수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글을 종목추천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투자는 개인의 판단과 합리적 분석에서 출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