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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finviz


    아침에 환율 앱을 열었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1,549원. 숫자를 잠시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달러 가치가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대비 0.7% 오르는 동안 원화 가치는 6.7%나 떨어졌다는 계산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달러 강세 폭 보다 원화 약세 폭이 무려 10배 가까이 커진셈 입니다 .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15% 폭등하는 한편 애플은 6%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 반도체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제 자산에 어떻게 닿는지를 하루 종일 생각하게 되는 하루입니다.

     

     

     

    [ 2026. 6. 26 미 3대 지수 마감 현황]

    • 다우존스 산업지수: 51,920.62 (▲ 71.72pt, +0.14% 상승)
    • 나스닥 종합지수: 25,358.601 (▼ 118.04pt, -0.46% 하락)
    • S&P 500 지수: 7,357.49 ( ▼ 0.73pt, -0.01% 하락 )

    메모리 인플레이션, 가는 놈만 가는 장의 민낯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을 확인시켰지만, 그 이면에서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의 비용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칩플레이션이 현실화됐습니다.

    마이크론이 전년 대비 4.5배 급증한 매출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란 시장이 예상한 실적 추정치를 실제 발표 수치가 크게 웃도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번 마이크론의 경우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사례였습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이 이튿날 주가를 15% 끌어올렸고,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메타와 테슬라를 넘어서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현상을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칩플레이션이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전자 제품 전반의 가격을 밀어 올리는 연쇄 인플레이션을 뜻합니다. 아전트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가 들어가는 모든 전자 제품에 상당한 인플레이션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엑스박스 콘솔 가격을 최대 15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게임기는 원래 손해를 감수하고 싸게 깔아준 뒤 구독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는데, 그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3.59% 상승하며 힘을 과시했습니다. 웨스턴디지털은 22% 가까이 뛰었고,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같은 반도체 장비주들도 7~13% 급등했습니다. 퀄컴은 메타와의 데이터 센터 칩 공급 계약을 발표하며 2029년까지 연간 150억 달러 매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AI 칩 시장에 퀄컴이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진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퀄컴을 이 그림 안에서 이렇게 빠르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번 흐름에서 가장 눈여겨본 건 마이크론의 폭등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날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이었습니다. 999달러였던 아이패드 프로가 1,199달러가 됐고, 가성비 라인으로 통하던 맥북 에어조차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뛰었습니다. 팀 쿡이 공식적으로 "부품 가격 상승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밝혔는데, 그 부품이 바로 메모리입니다. 최근 3분기 동안 메모리와 저장 장치 가격이 네 배 가까이 폭등했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던 겁니다.

    호르무즈 선박 피격에 다시 70달러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국적 화물선을 공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란이 최근 체결한 해협 운항 재개 합의가 첫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양국은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와 일부 제재를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를 이룬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상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혁명수비대의 경고 후 이어진 공격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만 연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싱가포르 국적 화물선인 '에버 러블리호'를 공격했습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번 공격으로 선박의 조타실(브리지)이 일부 파손되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번 공격이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체결한 호르무즈 해협 운항 재개 합의를 시험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공격은 혁명수비대 해군이 선박들을 향해 “이란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발생했습니다.

    IMO, 선박 대피 작전 일시 중단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4일 이란, 오만, 미국 등과 협력하여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수백 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안전한 대피 항로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하지만 상선 공격이 발생한 직후, IMO는 이 대피 작전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공격 이후 선박들의 안전이 계속 보장되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대피 작전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에 공격받은 에버 러블리호는 IMO가 운영하는 대피 프로그램을 이용하던 선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공격이 미·이란 합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환율 1,549원, 제 현금이 녹아내리는 속도

    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1,549원까지 치솟는 걸 보면서 제가 직접 느낀 건 숫자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현금이 한여름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지고 있다는 감각이랄까요. 17년 만에 최고치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13개월 만에 최고치인 101선에 머무르고 있고, 엔화 역시 달러 대비 161.79엔으로 1986년 이후 가장 약한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달러 강세라는 구조적 흐름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환경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지금은 때가 아니니 일단 기다리자"는 무작위 관망입니다. 투자를 하는 것도 신중해야 하지만, 하지 않는 것도 결국 선택이고 그 선택에도 비용이 따릅니다. 원화 가치가 달러 강세폭의 10배 속도로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현금을 그대로 쌓아두는 건 서서히 가치가 깎이는 걸 지켜보는 것과 같습니다.

    PC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물가지수, 즉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도 이날 함께 발표됐습니다. PCE란 미국인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지출한 금액 변화를 추적해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중시하는 지표입니다. 5월 헤드라인 PCE는 전년 대비 4.1% 상승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3.4%로 역시 2년 반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그나마 전월 대비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유가가 70달러선으로 내려온 부분이 아직 5월 수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숨통이 트이는 대목이었습니다. 알리안츠는 이 데이터가 "이미 지나간 버스"라며 앞으로의 물가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BMO 캐피탈의 스콧 앤더슨 분석가는 서비스 물가는 에너지 가격이 내려도 쉽게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여전히 62%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원화 약세폭이 달러 강세폭의 10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PCE 물가 압력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공존하는 지금은 투자 여부와 무관하게 자산 배치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섣불리 결론 내기보다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정리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 물가 정점이 언제일지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원화 가치가 구조적으로 빠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단순한 반도체 업황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쓰는 전자 제품 가격과 금리 경로에까지 닿아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이 두 가지를 머릿속에 붙여두고 다음 행보를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핵심 요약]

    • 마이크론의 실적 독주가 반도체 랠리를 이끌었으나 부품가 폭등이 빅테크 기기값 인상(칩플레이션)으로 전가되었고,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으로 국제 유가는 다시 70달러대로 반등했습니다..
    •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최고치인 1,549원까지 폭락하고 근원 PCE 물가가 고점을 경신하는 상황에서, 원화 현금 관망을 지양하고 자산 배치를 전면 재점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