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2분기 13F 공시로 본 대가들의 매매 — 버핏, 틸, 드러켄밀러, 테퍼는 어디에 돈을 넣었나
2분기 13F 공시를 보면 버크셔는 알파벳 비중을 대폭 늘리며 매도 일변도에서 매수세로 전환했습니다. 피터 틸은 에너지·전력에, 드러켄밀러와 테퍼는 아마존·TSMC 같은 빅테크에 힘을 실었구요. 반면 시타델 계열의 레버리지 펀드는 AI 급락장에서 강제 청산을 당했는데, 결국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은 종목은 팔지 말고 들고 가는 것이 정답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13F 공시란 무엇이며, 버크셔 해서웨이는 왜 알파벳을 3위로 끌어올렸나
13F 공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가에게 의무화한 분기별 보유자산 목록 보고서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 블랙스톤 같은 대형 운용사들이 여기에 포함되며,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합니다. 1분기는 5월 15일, 2분기는 8월 14일, 3분기는 11월 14일, 4분기는 다음 해 2월 14일이 마감 기한입니다. 다만 이 공시의 맹점은 명확합니다. 이미 45일이라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시타델처럼 초단기로 회전하는 펀드의 포지션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자료는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헤지펀드 위주로 걸러서 봐야 포트폴리오의 실제 방향성을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공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알파벳 비중 확대입니다. 6월 말 기준 버크셔는 알파벳 주식 1억 600만 주, 약 379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2분기 한 분기 만에 보유량이 83%나 급증하면서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세 번째로 큰 보유 종목이 됐습니다. 더불어 델타 항공 지분도 44% 늘려 5,730만 주 규모로 확대했고, 레나(주택건설), DR호튼에도 신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버크셔가 14개 분기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다가 이번에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사실입니다. 현금 보유고는 3,655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는데, 이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자본을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항공주와 주택 관련주를 동시에 늘렸다는 점은 버핏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피터 틸의 에너지 올인, 그리고 드러켄밀러가 찜한 종목들
피터 틸의 이번 공시는 방향성이 유독 뚜렷합니다. 4억 1,870만 달러 규모 포트폴리오 중 아마존이 28.2%로 최대 비중을 차지했지만, 나머지는 사실상 전력·에너지 기업 일색입니다. 비스트라 에너지 18.1%,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10.1%, DTE 에너지 9.6%, 퍼스트에너지 9.65%, CMS 에너지 9.4%,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등을 더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72%가 전력·에너지 관련 기업에 쏠려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아무리 늘어나도 결국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인프라 확장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베팅으로 보입니다. AI 반도체보다 한 단계 뒤에 있는 '전력 병목'에 정면으로 베팅했다는 점에서, 남들이 잘 안 보는 곳을 보는 틸다 운 접근이라 할 만합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 상위 25개 종목을 보면 네테라(헬스케어)가 1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TSMC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도 꾸준히 담았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 보통주 비중이 2.48%인데, 여기에 더해 콜옵션까지 매수했습니다. 옵션은 만기가 있어 금방 사라지는 포지션이지만, 그럼에도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는 신호는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구글 역시 드러켄밀러를 포함해 여러 대가들의 공통 보유 종목으로 확인되는데, 이렇게 여러 유명 투자자의 13F에서 겹치는 종목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지켜볼 가치가 있습니다. S&P500 지수 자체에 대해서도 콜 포지션을 잡은 것으로 나타나, 드러켄밀러가 단기적으로도 시장 전반을 낙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레버리지의 함정과 데이비드 테퍼의 재편 — 결국 팔지 않고 버틴 사람이 이겼다
이번 공시에서 가장 교훈적인 사례는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이끄는 시추에이셔널 캐피털(구 시타델 연계 펀드)의 붕괴입니다. 이 펀드는 6월 말 기준 샌디스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브룩필드 르네와블(볼륨 에너지), TSMC, 엔비디아를 상위 5개 종목으로 공개했는데, 공교롭게도 다음 달인 7월에 AI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이 종목들이 모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샌디스크는 한 달 만에 최대 57%, 마이크론 29%, 관련 에너지주 32%, TSMC 15%, 엔비디아 31% 급락했고,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이 펀드는 유동성 위기에 몰려 코투(Coatue)에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했습니다. 올해 초 450억 달러였던 펀드 자산은 10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샌디스크의 낙폭은 57%에서 29%까지 절반가량 회복됐고, 마이크론도 고점 대비 낙폭이 40%에서 22%로, 엔비디아 역시 낙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렸습니다. 이 사이 펀더멘털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레버리지 청산이라는 강제 매도가 만들어낸 일시적 급락이었을 뿐, 팔고 다시 사서 수익을 내는 전략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데이비드 테퍼의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2분기에 AI 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대형 기술주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습니다. 아마존 비중을 15.7%까지 끌어올려 최대 보유 종목으로 만들었고, 마이크론은 41.4% 줄였지만 여전히 두 번째로 큰 비중(11억 2,500만 달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TSMC와 알파벳, 우버, 메타 비중도 함께 늘렸는데, 반대로 샌디스크는 4억 달러어치를 전량 정리했고 항공주(아메리칸 항공)도 유가 부담을 이유로 비중을 줄였습니다. 마이크론을 절반 가까이 덜어냈으면서도 완전히 손을 떼지 않고 60%가량은 그대로 들고 간 점이 인상적인데, 이는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되 장기 방향성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종합하면 이번 2분기 공시에서 여러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꾸준히 들고 가는 종목은 아마존과 TSMC이며, 이 두 종목은 장기 보유 관점에서 계속 눈여겨볼 만하다고 판단됩니다.
'미국증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반도체가 이끈 랠리, 그 이면의 채권시장 경고음 (0) | 2026.08.14 |
|---|---|
| 코어위브, 반토막 이후 반등 (0) | 2026.08.13 |
| 메타 데이터센터 채권이 보내는 경고 신호 (0) | 2026.08.13 |
| 마벨 테크놀리지(MRVL)— 관건은 8월 27일 실적 발표 (0) | 2026.08.12 |
| 베센트는 왜 달러 대신 유로화를 팔았나 (0) |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