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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는 왜 다시오르나

    금리는 왜 다시 오르나 — 부채도 인플레이션도 아닌 'AI 자금 조달'이라는 세 번째 변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를 다시 넘어서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부채와 인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히 회자되지만, 실제로 시장을 짓누르는 진짜 무게추는 AI 산업이 빨아들이는 막대한 유동성이라는 분석에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오늘은 이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정부 부채·인플레이션보다 무서운 건 'AI가 빨아들이는 돈'

    이번 금리 상승을 두고 시장에서는 정부 부채 확대와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따져보면 설명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정부 부채는 2024년 말~2025년 초 국채금리가 4.9%까지 올랐던 시기보다 오히려 늘어난 상태입니다. 부채가 원인이라면 지금 금리가 그때보다 더 높아야 앞뒤가 맞는데, 실제로는 절대 레벨 자체가 그때보다 낮습니다. 인플레이션 역시 압박이 완화되는 흐름이라 두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결국 남는 건 AI 산업의 자금 조달이 채권 시장에서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세 번째 요인입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빅테크의 AI 투자 방식입니다. 메타가 데이터센터를 짓는 과정에서 합작사와 자회사를 거쳐 채권을 발행하고, 그 자금이 데이터센터로 흘러들어간 뒤 임대료 형태로 다시 메타로 회수되는 구조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지적됐습니다.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는 임대차 계약 규모가 3조 달러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실적이 좋아 보여도 그 이면의 자금 조달 구조 자체가 채권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AI 밸류체인 자체의 성장성은 여전히 믿지만, 이런 자금 조달 방식의 리스크는 별개로 계속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적 성장과 재무 건전성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찰스 슈왑의 전략가 리즈 손더스가 종종 언급하는 "투자는 소유의 개념이고 도박은 희망의 개념"이라는 말도 이 대목에서 다시 곱씹게 됩니다. 시장 분석으로 진입 타이밍을 정교하게 맞추려는 시도는 장기적으로 성과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지적인데, 저 역시 포지션을 잡을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유혹에 빠지기보다 소유의 관점, 즉 펀더멘털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로 돌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왜 안 오르나 — 공급 다변화와 수요 둔화의 이중주

    호르무즈 해협 관련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미사일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8월 유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공급망이 다변화됐고, 동시에 수요 자체가 꺾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까지 더해지면서 북아메리카·남미 지역의 생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하루 160만 배럴 규모의 수요 감소를 예측하고 있고, 실제로 2026년 수요는 완만하지만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상업 재고가 월초 기준 1,740만 배럴 증가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한때 셰일가스 신규 시추가 주춤했던 것과 달리 최근 다시 시추가 재개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넘어 수출국이자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백스톱'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에너지가 협상 카드로 거론될 가능성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관세와 AI 이슈가 부각되지만, 물밑에서는 LNG·원유 공급을 매개로 한 미중 관계 조정 가능성도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데, 로켓랩(RKLB) 같은 우주·방산 관련주를 보유하면서 지정학 이슈를 늘 예의주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관세·AI가 서로 얽혀 움직이는 구도가 단기 변동성뿐 아니라 중기 섹터 로테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크게 뛰지 않는 배경에는 공급 확대와 수요 둔화가 함께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의 금리 상승이 단순히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만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잭슨홀 심포지엄과 대응 전략 — 콜 옵션으로 조정 이후를 노리다

    이번 금리 상승의 배경에 AI발 유동성 흡수가 있다고 본다면, 시장의 시선은 자연히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향합니다. 케빈 워시가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관련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순서가 뒤바뀐 해석일 수 있다는 지적에 저도 동의합니다.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고, 잭슨홀은 그 원인이 아니라 대응의 무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역대 잭슨홀 연설을 돌아보면 버냉키는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글로벌 공조를, 옐런은 고용에 무게를 둔 신중한 스타일을, 파월은 측정 불가능한 중립금리 개념 아래 신중한 접근을 보여줬습니다. 워시는 아직 임기 초반이라 프로세스와 절차를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재무부와 연준의 협력을 통한 대차대조표 축소 효과 등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베센트 재무장관 체제와의 정책 조합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줄지가 관건이라고 보는데, 투명성이 실제로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20년물 국채 입찰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그리고 길게 보면 잭슨홀 다음 주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포지션을 짜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최근 코스피 관련 파생 포지션을 짤 때 선물 대신 옵션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단기 급등 이후 일정 부분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하락 리스크를 선물로 고스란히 떠안기보다 OTM 풋 매도로 하단(코스피 800선 등 기술적 붕괴가 필요한 극단적 구간)에 대한 걱정은 뒤로 미루고, 조정 이후를 겨냥한 콜 포지션에서 유리한 자리를 잡는 전략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입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리스크 관리를 우선하며 다음 국면을 준비할 시점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