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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렌 추가 계약

    요즘 아이렌의 주가 흐름이 박스에 갇혀 눌려 있는 느낌입니다. 좀처럼 주가가 올라가질 못하고 60불 대 벽에 계속 부딪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처음 이 타임라인을 따라가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약, 미란티스 인수, 엔비디아 파트너십이 차례로 나열되는 걸 보면서 "이게 진짜 설계된 흐름인가, 아니면 사후에 꿰맞춘 건가"라는 생각이 계속 오갔습니다. 그런데 2월 실적 콜에서 흘러나온 한 마디가 석 달 뒤 계약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보고 나서는, 완전히 무시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렌 추가 계약 가능성을 둘러싼 타임라인과, 그 뒤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전력 인프라 문제를 같이 짚어봤습니다. 아이렌을 오래 믿고 기다려준 주주님들과 함께 보시죠.

    타임라인: 우연이 아닐 수도 있는 흐름

    아이렌이 단순 채굴 기업 이미지를 벗기 시작한 건 2025년 11월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약 97억 달러, 5년 규모의 GPU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GPU 클라우드란, 서버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자원을 원격으로 빌려 쓰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계약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GB200 GPU에 접근하게 됐고, 아이렌은 텍사스 댈러스 캠퍼스에 장비를 단계적으로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눈여겨본 장면은 계약 발표가 아니라 2026년 2월 실적 콜이었습니다. 당시 CEO 다니엘 골란은 "현재 협상 중인 계약 중 하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인데, 거기엔 소프트웨어 설루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때는 맥락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냥 넘겼는데, 3개월 뒤 그 의미가 선명해졌습니다. 2026년 5월 아이렌은 미란티스를 인수했고, 이틀 뒤 엔비디아와 34억 달러, 5년 계약을 발표하면서 발표문에 미란티스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고 명시했습니다. 단순히 GPU를 빌려주는 게 아니라, 운영과 관리가 붙은 풀스택 AI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입니다.

    같은 날 엔비디아와 아이렌은 최대 5GW 규모의 DGX 클라우드 파트너십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DGX 클라우드란, 엔비디아가 대형 AI 데이터 센터를 마치 공장처럼 표준화해서 짓기 위한 레퍼런스 설계 구조를 말합니다. 이 파트너십에서 엔비디아는 아이렌이 가진 전력 부지, 데이터 센터 구축 역량, 인프라 운영 능력을 자사의 DGX 팩토리 설계에 결합하겠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이건 일반 GPU 구매 고객에게 쓰는 표현이 아닙니다. 아이렌은 이미 2025년 8월 엔비디아 프리퍼드 파트너 지위를 확보한 상태였고, 이번 파트너십으로 그 위상이 한 단계 더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젠슨 황이 앤트로픽을 언급하면서 흐름이 묘해졌습니다. 그는 앤트로픽이 올해 새롭게 추가된 파트너라고 밝히면서, 애저, AWS, 코어위브 전반에서 앤트로픽을 위한 연산 용량을 실제로 온라인 상태로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온라인이란 인터넷 공개가 아니라, 전력과 GPU 클러스터를 실제 가동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젠슨 황이 아이렌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앤트로픽이 AWS와 10년, 최대 5GW 신규 AI 연산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출처: AWS 공식 블로그), 그 인프라를 어디서 누가 켜줄 것인지는 자연스러운 질문이 됩니다.

    • 2025년 11월: 아이렌-마이크로소프트 약 97억 달러, 5년 GPU 클라우드 계약 체결
    • 2026년 2월: 실적 콜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에 소프트웨어 솔루션 필요" 발언
    • 2026년 5월 5일: 미란티스 인수 발표
    • 2026년 5월 7일: 엔비디아와 34억 달러, 5년 계약 + 최대 5GW DGX 파트너십 발표
    • 이후: 젠슨 황, 앤트로픽을 위한 추가 AI 연산 용량 온라인화 언급

    요약: 아이렌의 마이크로소프트 계약, 미란티스 인수, 엔비디아 파트너십은 사후 나열이 아니라 특정 고객 요구 사항을 겨냥한 스택 구축 흐름으로 읽힌다.

    전력 병목: GPU보다 비싼 게 따로 있다

    이 타임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GPU 이야기보다 전력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이 GPU 확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네비우스와 블루에너지의 계약을 보면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2026년 5월 20일 네비우스는 블루에너지와 전력 파트너십을 발표했는데, 핵심은 블루에너지의 연료 전지가 기존 연소 기반 발전 설비를 대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총 328MW 규모, 올해 안에 가동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연료 전지와 ESS 배터리를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둘은 다릅니다. ESS 배터리란 전기를 저장했다가 꺼내 쓰는 장치지만, 연료 전지는 연료가 공급되는 동안 전기와 열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장치입니다. 방전 후 재충전이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네비우스가 이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BTM(Behind-The-Meter) 전력 확보 때문입니다. BTM이란 외부 송전망에서 멀리 끌어오는 전력이 아니라, 시설 현장 가까이에서 직접 생산해 쓰는 전력 방식을 말합니다. 새로운 송전망 건설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니 타임 투 파워, 즉 데이터 센터가 실제 전기를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이 아이렌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제가 생각해 보니, 결국 같은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GPU를 켜줄 수 있는가. 네비우스처럼 기존 방식으로는 타임 투 파워를 맞추기 어렵다는 시장 신호가 나오는 상황에서, 아이렌이 갖고 있는 5GW 규모의 전력 포트폴리오는 다른 의미로 읽힙니다. 아이렌 CEO도 "AI 클라우드의 병목은 고객 수요가 아니라 실제로 가동 가능한 인프라를 얼마나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느냐"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레오폴드 아센브레너의 포트폴리오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전 오픈 AI 연구원 출신으로 2024년 말 약 2억 5,500만 달러로 시작해 2025년 말 약 55억 달러로 불린 인물인데(출처: SEC EDGAR 13F 공시), 그의 1분기 포트폴리오에는 블루에너지 약 8억 7,800만 달러, 코어위브 약 5억 5,600만 달러, 아이렌 약 4억 100만 달러가 상위권에 올라 있습니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대표 AI 클라우드 사업자라서 이해가 됩니다. 블루에너지도 전력 병목을 보는 투자자라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아이렌이 상위권에 있고 정작 네비우스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물리적 전력 인프라 확보에 무게를 두는 판단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이 글의 한계는 여기서도 분명합니다. 타임라인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해서 계약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앤트로픽이 실제로 아이렌을 선택할지는 전력 확보 능력 외에도 보안 심사, 기존 클라우드 약정 구조, 내부 조달 정책 같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변수들이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레오폴드의 약혼자가 앤트로픽 CEO의 치프 오브 스태프라는 연결고리도 시장이 상상을 확장하는 데 재료가 되긴 하지만, 이걸 계약의 근거로 보는 건 무리입니다. 좋은 스토리텔링과 투자 근거는 구분해야 합니다.

     

     

     

    NBA 광고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폰서십

    아이렌 주가가 46달러까지 급락한 상황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유니폼 스폰서 계약 소식이 터졌습니다. 연 5천만 달러, 북미 팀 스포츠 사상 최고액입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 후 메모리 가격 급등이 빅테크 수익성 우려로 이어지며 나스닥 전반이 빠진 데다 이 소식까지 겹치면서 아이렌은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스폰서 목적은 농구팬 대상 홍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베이 에어리어라는 도시는 엔비디아와 빅테크가 집결한 AI의 수도이고, 타깃은 그 무대를 보는 투자자와 잠재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F1에 오라클·아마존·델 같은 B2B 기업들이 광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죠. 비용도 내년 예상 매출의 1.5% 수준으로 감당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주 반응은 싸늘한 것 같은데요. 주가 부진 속에 계약 소식은 없고 마케팅만 나오니 "경영진이 딴짓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 제작자 본인도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이렌의 전력·실행력 같은 본질은 훼손된 게 없고 CEO를 믿는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주가 100달러였으면 천재적 마케팅이라 불렸을 거라는 말이 현재 상황을 잘 대변합니다.

    어쨌든 회사 전력자체의 문제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이니 크게 동요되지는 않는 현시점입니다. 주가는 내재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에 그 타이밍이 지금이 아닐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AI 인프라의 진짜 병목은 GPU보다 전력과 타임 투 파워이며, 아이렌의 전력 포트폴리오와 엔비디아 DGX 파트너십은 이 병목 지점에 정확히 위치해 있다.

    정리하면, 아이렌 추가 계약 가능성을 단순 희망 회로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타임라인이 촘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타임라인 자체가 사후 해석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구조라는 점도 사실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류의 분석은 흐름을 읽는 데는 유용하지만, 투자 판단의 직접 근거로 삼기엔 빈틈이 많습니다. 이미 발표된 사실들을 시간순으로 배치하면 어느 회사든 '치밀한 전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다음 계약을 따내는 쪽이 GPU를 많이 가진 회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시각은, 네비우스와 블루에너지의 전력 파트너십을 보고 나니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집니다. 이 흐름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앤트로픽의 인프라 확장 발표나 아이렌의 다음 실적 콜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숫자와 표현 한 마디가 생각보다 많은 걸 담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W9WmpN-6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