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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의 "AI가 스페이스 X 가치의 99%" 선언, 투자자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가지의 99%

    일론 머스크가 최근 스페이스X 전사 회의에서 AI 사업 매출이 다음 달인 9월이면 로켓·스타링크·스타실드를 포함한 나머지 사업 전체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려한 비전 뒤에 숨은 숫자와 리스크를 투자자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전사 회의 핵심 요약: 로켓 회사에서 AI 회사로

    이번 발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매출 구조의 급격한 재편입니다. 머스크는 "확실히 AI 매출이 9월이면 다른 모든 스페이스 X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고, 4분기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스페이스 X의 2분기 매출은 78억 달러로 전년 대비 92% 늘었는데, 이 중 커넥티비티(스타링크) 부문이 43억 달러, AI 부문이 26억 달러, 우주 사업 부문이 9억 6,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다시 말해 AI가 아닌 나머지 매출을 합쳐도 52억 5,000만 달러 수준인데, AI 매출이 이를 넘어서려면 두 달 안에 두 배 넘게 뛰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당히 공격적인 시간표입니다.

    회의에서는 그록(Grok) 학습에 스페이스 X 내부 데이터와 직원들의 아이디어까지 활용하겠다는 계획, 내년 말까지 AI 컴퓨팅 용량을 현재 1.4 기가와트에서 10 기가와트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이를 통해 연간 3,000억~5,000억 달러의 매출을 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됐습니다. 여기에 스타십을 통한 연간 최대 1,000만 톤 화물 수송, 화성·달 정착 비전, 카르다쇼프 척도를 인용한 "문명이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는 단계로 진입한다"는 다소 철학적인 발언까지 이어졌습니다. 투자 콘텐츠로서는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숫자만 놓고 보면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본 숫자의 간극

    개인적으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외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와 머스크의 발언 사이의 간극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스페이스X가스페이스 X가 체결한 대형 컴퓨팅 계약들을 반영해도 2026년 전체 AI 매출을 약 156억 달러 수준으로 모델링했습니다. 이는 2분기 AI 매출 26억 달러를 4개 분기로 단순 환산한 것보다는 높지만, 머스크가 말한 "9월 역전" 시나리오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숫자입니다. 물론 스페이스 X가 최근 체결한 대형 컴퓨팅 임대 계약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그렇다 해도 두 달 안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는 그림은 공급망과 전력 인프라 양쪽에서 병목이 예상됩니다.

    전력 확보가 대표적인 걸림돌입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콜로서스 1·2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메탄 발전 터빈으로 전력을 조달하고 있는데, 이는 환경 규제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10 기가와트 목표를 채우려면 엔비디아 칩 공급망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확보해야 하는데, 전 세계 AI 인프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게다가 스페이스 X가 체결한 컴퓨팅 임대 계약 중 상당수가 양측이 90일 통보만으로 해지할 수 있는 느슨한 구조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대규모 자본을 먼저 투입한 뒤 고객이 이탈하면 수익화 시점이 늦춰지는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화려한 비전 선언과 실제 계약의 안정성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SPCX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럼에도 스페이스X(NASDAQ: SPCX) 주가는 최근 내부자 보호예수(락업) 물량 9억 1,150만 주가 해제된 이후에도 21% 상승하며 시장의 우려를 뒤집었습니다. 2분기 순손실도 전년 5억 4,100만 달러 축소, 조정 EBITDA는 191% 증가한 35억 달러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 흐름 자체는 뚜렷합니다. 여기에 아거스리서치가 목표주가 160달러를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낸 것도 이런 개선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AI가 9월에 역전한다"는 발언의 시점 자체는 다소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AI 사업이 스페이스 X의 성장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방향성 자체는 실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AI가 5년 뒤 기업가치의 99%를 차지할 것"이라는 식의 장기 비전 발언이고, 다른 하나는 분기 단위로 확인 가능한 실제 매출·수주 데이터입니다. 전자는 로드쇼나 사기 진작용 메시지로서의 성격이 강해 곧이곧대로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는 위험하며, 후자, 즉 커넥티비티·AI·우주 세 부문의 분기별 매출 비중 변화와 컴퓨팅 용량(기가와트) 증설 속도를 실제 공시로 추적하는 편이 훨씬 신뢰도 높은 접근이라고 봅니다. 스타실드(국가안보)처럼 기밀 사업으로 묶여 실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 부문이 있다는 점도 밸류에이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발언을 "매수 신호"로 단순 해석하기보다는, 9월 실적 발표에서 AI 매출이 실제로 얼마나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체크포인트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