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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제 뉴스가 요즘 유독 자주 들립니다. 반도체·조선·가전을 다 잃어가는 일본이 마지막 승부수로 금융을 택한 이유, 그리고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이 AI 시대에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하는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정리하면서 든 개인적인 생각도 같이 적어봅니다.

    일본이 잃은 것들 — 반도체, 조선, 가전, 그리고 마지막 보루인 금융

    1980년대 일본 반도체는 센서까지 포함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0%에 육박했습니다.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국가 주도로 반도체 기업들을 인위적으로 인수합병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뒤, 사실상 국영기업이나 다름없는 '라피더스'를 만들어 마지막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게 이 글에서 소개된 진단입니다. 조선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세계 최강이었던 일본 조선업은 이제 전체 시장 점유율이 10%도 안 됩니다. 통폐합을 시도했지만 회사마다 조직 문화가 너무 달라 오히려 비효율만 커졌고, 그래서 현장에서 통폐합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백색가전, 자동차(도요타 제외), 철강까지 도미노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게 이 글의 핵심 진단입니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일본은 이렇게 산업 경쟁력을 잃어가면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수준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미즈호·미쓰비시UFJ·스미토모 3대 은행이 공동으로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가장 상징적이라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가장 보수적이었던 일본 금융권이 이렇게까지 규제를 풀었다는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절박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남은 종잣돈이라도 잘 굴려보자는 마지막 안간힘이라는 해석에 저도 공감이 갑니다.

    AI 분야에서도 일본은 직접 개발보다는 금융을 택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오픈AI 투자가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는데, 자체 엔지니어와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잘 만드는 해외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해서 간접적으로 과실을 나눠 갖겠다는 전략입니다. 저는 이게 나쁜 전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게 '산업 경쟁력의 회복'인지, 아니면 '경쟁력을 포기하고 자본으로만 버티는 것'인지는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융으로 얻는 수익은 실물 생태계(엔지니어, 공급망, 후속 기업 생태계)를 되살리지는 못하니까요.

    엔화 약세와 원화의 동조화 —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렸습니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상승이 일본 내 물가를 자극할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정작 다카이치 내각은 꺼져가는 산업 생태계를 살리겠다며 역대급 재정 투자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금리를 올려 엔화 가치를 지키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정을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릴 정책을 편다는 모순이 지적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걸 "궁극적인 해법을 못 찾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데, 저도 이 지적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방향이 서로 다른 정책을 동시에 펴는 건 결국 어느 하나도 제대로 힘을 못 받는다는 뜻이니까요.

    이게 왜 우리 문제냐면, 원화 가치가 독립 변수가 아니라 주변국 통화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중국 수출이 잘되면(위안화 강세) 원화도 같이 강세를 보이는 패턴이었는데, 최근엔 그 자리를 엔화가 대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소부장 제품을 가장 많이 사주는 나라가 한국이다 보니, 엔화가 오르면 "일본 소부장이 잘 팔렸나 보다 → 한국도 관련 부품을 잘 팔았겠지"라는 간접적 논리로 원화도 같이 움직인다는 겁니다. 저는 이 설명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최근 반도체 두 기업이 놀라운 실적을 냈는데도 원화 가치가 그만큼 반영되지 못했던 것도, 이런 간접적 동조화 구조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과 중국, 결국 둘 다 K자 경제로 수렴한다

    미국 GDP 성장률의 상당 부분이 정부 투자에서 나온다는 지적도 눈에 띕니다. AI 대전환에 따른 방위산업·에너지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성장률을 떠받치고 있고, 이 수혜를 못 받는 업종은 체감 경기가 상당히 나쁘다는 진단입니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점도표를 아예 찍지 않겠다고 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배려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비료·농산물 가격 상승 등)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연내 한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중국은 더 노골적입니다. 재작년부터 '공동부유'라는 표현이 정책 문건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합니다. 미국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목표 아래 선도 기업과 선도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뒤처지는 사람들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자동차 회사를 50개에서 5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제와 이념은 전혀 다른 미국과 중국이, 결국 'AI 패권 경쟁'이라는 같은 목표 앞에서 똑같이 양극화를 감수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게 묘하게 씁쓸하더라고요. 이념보다 기술 패권이 더 강력한 동인이 됐다는 뜻이니까요.

    한국의 자리 — 미중 사이의 샌드위치, 그리고 활로

    한국은 배터리, 디스플레이처럼 중국이 노리는 산업과, 반도체처럼 미국이 의존하는 산업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게 이 글의 결론입니다. 흥미로운 건 일본과의 관계입니다. 2019년 소부장 갈등을 겪었던 일본이, 이제는 오히려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중국과 경쟁 구도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한일이 힘을 합쳐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 전망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한 가지 유보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를 더 이상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산업계·경제계 실무자 레벨에서는 맞을 수 있어도, 이게 실제 정책과 협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정치적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필요성을 느끼는 것과 실제로 손을 잡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반도체로 번 돈, AI 사용료로 다시 나간다

    이 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입니다. 반도체 수출로 돈을 벌어들이는 동시에, AI 사용료라는 새로운 고정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버 이용료, AI 구독료가 이제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처럼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비용이 됐고, 이게 결국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지불되는 달러라는 겁니다. 연구자들이 연구보조원을 줄이고 그 비용만큼, 혹은 그 이상을 AI 구독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사례도 나옵니다. 인건비를 아꼈으니 그만큼은 낼 의사가 있다는 논리인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낼 의향이 있다는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관리 비용 절감, 수주 증가 같은 부가 효과까지 고려하면 지불 여력이 더 크다는 거죠.

    저는 이 흐름이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미 체감되고 있다고 봅니다. OTT 구독료가 여러 개로 쪼개져 매달 얼마가 나가는지도 모르게 된 것처럼, AI 구독료도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반도체 좀 벌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저도 이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무역수지에서 반도체로 버는 돈과, 서비스수지에서 AI 사용료로 나가는 돈을 같이 봐야 진짜 그림이 보인다는 뜻이니까요.

    버티컬 AI 전략 — 소버린 AI보다 현실적인 대안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이 글에서 제안하는 건 국가 대표팀을 꾸려 범용 인공지능(소버린 AI)을 만드는 방식보다, 한국이 이미 경쟁력을 가진 특정 영역(조선업 AI, 반도체 공정 AI, 자율주행 선박, 한국어 학술 데이터 기반 LLM 등)에 집중하는 '버티컬 AI' 전략입니다. 굳이 모든 영역에서 독자 기술을 갖추려 하지 말고,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몇 개 분야만 확실히 지키자는 논리입니다.

    저는 이 전략의 현실성에는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미국이 쏟아붓는 자본과 데이터, 인력 규모를 감안하면 전면적인 자체 AI 개발 경쟁은 무리라는 진단도 타당해 보입니다. 다만 "공중 화장실이 개인 화장실보다 깨끗할 수 없다"는 비유로 국가 주도 컨소시엄 방식을 비판한 부분은 흥미롭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별 기업 경쟁 체제가 항상 더 나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고, 초기 인프라 투자처럼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여전히 국가 차원의 조정 기능이 필요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무조건 다 함께 모으는' 방식의 비효율은 저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지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의 산업 침몰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A. 단기적으로는 일본 소부장 매물이 늘어나며 우리 기업들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원화 가치가 엔화에 동조화되는 경향 때문에 일본의 통화·경제 불안이 우리 환율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버티컬 AI' 전략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A. 전면적인 범용 AI 경쟁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되지만, 어떤 분야를 선택하고 얼마나 집중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안한 것이며, 실제 정책화 여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Q. AI 사용료가 늘어나는 게 왜 문제인가요?

    A.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와는 별도로, AI 서비스 사용료라는 새로운 형태의 해외 지급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수지만 보면 좋아 보여도, 서비스수지까지 함께 봐야 실제 외화 유출입의 전체 그림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

    일본의 침몰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잃었을 때 한 국가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안간힘을 쓰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힙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 패권을 위해 K자 양극화를 감수하는 선택을 하고 있고, 그 사이에 낀 한국은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같은 필수 산업을 지렛대 삼아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파트너로 남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시에 AI 사용료라는 새로운 고정비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반도체로 버는 돈에 취하기보다 버티컬 AI 같은 실질적인 비용 절감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 본 글은 특정 방송에서 다뤄진 전문가 의견을 요약·정리하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 것입니다. 매수·매도를 포함한 투자 추천이 아니며, 특정 의견에 대한 동의·반박 역시 필자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 하에 신중히 내리시기 바랍니다.

    참고: 머니포커스 - 일본 경제와 AI 패권 시대의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