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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마감 랠리

    번스타인이 브로드컴 목표 주가를 1,700달러에서 3,000달러로 올리던 날, 저는 솔직히 눈을 두 번 비볐습니다. 목표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는 건 쉽게 보기 어려운 일인데, 그게 AI 인프라 수요 하나만으로 설명됐습니다.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 뉴욕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강세로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넘어서며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기분 좋은 성적표에 작은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상반기를 지배한 반도체 랠리, 숫자로 확인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이날 하루에만 3.8% 이상 뛰었습니다. 여기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란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30개를 묶어 만든 섹터 대표 지수로, 반도체 업종 전반의 온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단 하루 움직임만 봐도 이날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는 분명했습니다.

    특히 브로드컴이 10% 넘게 급등했고, AMD도 웰스파고가 목표 주가를 기존 190달러에서 615달러로 껑충 올리면서 약 8%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AMD의 경우 웰스파고는 올해 서버용 CPU 매출이 전년 대비 68% 급증해 1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에이전트형 AI(Agentic AI)에 대한 수요 폭발이 핵심 근거였는데, 에이전트형 AI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뜻합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노후 서버 교체 주기까지 맞물리면서 AMD 입장에서는 겹호재인 셈입니다.

    상반기 전체로 넓혀 보면,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2020년 이후 최대 분기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특히 2분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률은 8.3%로 1분기(7%)를 웃돌았는데, 이는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분기 내내 반도체 주가를 밀어 올린 결과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주목한 건 이 구간에서 헬스케어로 잠깐 흘렀던 자금이 다시 반도체로 복귀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순환매(sector rotation)란 투자자들이 특정 섹터 차익 실현 후 자금을 다른 섹터로 옮겼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인데, 이번 상반기에는 이 순환매가 반도체를 중심 축으로 하여 반복됐습니다.

    한편 엔비디아도 CLSA가 목표 주가를 300달러에서 360달러로 올리며 2.63% 상승했습니다. 특히 2027년부터 2029 회계연도까지의 이익 전망을 기존보다 최대 53% 올려 잡은 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단기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월가의 확신이 수치로 드러난 셈입니다.

    • 브로드컴: 번스타인 목표 주가 1,700달러 → 3,000달러, 당일 10% 이상 급등
    • AMD: 웰스파고 목표 주가 190달러 → 615달러, 서버 CPU 매출 2028년까지 20%대 성장 전망
    • 엔비디아: CLSA 목표 주가 300달러 → 360달러, 2029 회계연도 이익 전망 최대 53% 상향
    • 반도체 ETF: 바네크 반도체 ETF·아이셰어즈 반도체 ETF 각각 70%, 94% 분기 상승(CNBC 보도)
    요약: 상반기 뉴욕 증시는 반도체 섹터가 지수 전체를 견인했으며, 브로드컴·AMD·엔비디아 모두 월가의 대폭 목표 주가 상향을 받아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지속을 재확인했습니다.

     

    강달러·환율 공포, 그리고 HSBC의 역발상 경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50원을 넘어서며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노무라 증권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600원까지 열려 있다고 진단했는데, 솔직히 이 수치를 보는 순간 미국 주식 수익률 계산을 다시 하게 됩니다.

    엔·달러 환율은 162엔 선을 돌파했습니다.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7개월 만입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치인 1%로 인상했음에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달러 인덱스(DXY)는 22일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인 106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 강세를 의미합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강달러의 배경에는 탄탄한 미국 경제 지표가 있습니다. 5월 졸트(JOLTs) 구인 건수가 759만 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730만 건을 웃돌았습니다. JOLTs란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구인·이직 동향 보고서로, 노동 수요의 온도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다만 방송에서 지적한 것처럼, 북중미 월드컵 특수가 레저·숙박 부문 구인 공고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8월 고용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수치를 구조적 강세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내 '일자리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 비율이 22.5%로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표면적 고용 강세와 체감 고용 난이도 사이의 온도 차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HSBC가 던진 페인 트레이드(Pain Trade) 경고는 제게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었습니다. 페인 트레이드란 시장 참여자들이 한 방향으로 쏠려 있을 때 반대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여 다수에게 고통을 주는 거래 패턴을 가리킵니다. HSBC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AI 비관론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바로 이 시점에, AI 관련주가 예상을 뒤엎고 다시 강한 랠리를 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컨센서스가 한쪽으로 쏠릴수록 반대 방향의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은 2018년 반도체 피크아웃 공포, 2020년 팬데믹 저점 매도 등 투자 역사가 반복적으로 증명해 온 사실입니다. 섣불리 매도 포지션을 잡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저는 경험으로 한 번 배운 적이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18년 3분기와의 데자뷔를 언급하며 7월 나스닥 계절성 강세를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이후 나스닥 100이 3분기마다 100% 확률로 상승했고, 7월 한 달간 평균 상승률은 1.72%였습니다. 다만 9월에는 상대적으로 약세 경향이 반복됐다는 점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7~8월의 계절성 강세를 누리되 9월을 앞두고 포지션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는 우량주 중심의 분산 전략이 현명해 보입니다.

    요약: 강달러 기조 속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며, HSBC의 페인 트레이드 경고는 AI 비관론이 커지는 지금이 오히려 역발상 진입 구간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브로드컴 목표 주가가 왜 이렇게 많이 올랐나요?

    A. 번스타인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를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 특히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AI 칩 설계를 늘리면서 브로드컴의 맞춤형 반도체(ASIC)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 담겼습니다. ASIC이란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주문형 반도체를 의미하며, 범용 GPU 대비 전력 효율이 높아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단기 테마가 아니라 2~3년 이상을 내다본 밸류에이션 재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Q. 원·달러 환율 1,550원인데 미국 주식 지금 사도 괜찮나요?

    A. 환율 수준 자체보다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노무라가 1,600원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이 마무리되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 원화 약세가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환헤지(FX Hedge) 여부와 투자 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단기 환차손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므로 최종 판단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하시기 바랍니다.

     

    Q. HSBC 페인 트레이드가 뭔지 쉽게 설명해 주세요.

    A. 대부분의 투자자가 "이쪽이 맞다"고 확신해서 같은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았을 때, 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여 다수가 손실을 보는 상황을 페인 트레이드라고 합니다. 지금처럼 AI 균열 가능성에 비관론이 쌓이는 시점에 섣불리 매도 포지션을 취하면, AI 랠리가 다시 터졌을 때 고통스러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컨센서스가 강할수록 반대 방향의 충격도 크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7월 나스닥 계절성 강세, 근거가 있는 건가요?

    A.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나스닥 100 지수는 매년 3분기마다 100% 상승했으며 특히 7월 평균 상승률은 1.72%였습니다. 물론 과거 패턴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절성 흐름을 전략적 참고 데이터로 활용하되, 연준의 금리 방향과 9월 약세 경향을 동시에 고려한 분산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상반기 미국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과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와 AI 중심의 강세로 마무리됐습니다. RBC 캐피탈 마켓이 S&P 500 향후 12개월 목표가를 8,150포인트로 올린 것처럼, 월가의 장기 낙관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연준의 금리 경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5~10%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 두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간일수록 거시 환경 전체를 읽는 것이 개별 종목 선택보다 먼저입니다. 강달러·고금리 기조 속 환율 리스크를 직접 체감하면서, 미국 주식 수익률과 원화 환산 실질 수익률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이번 상반기에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하반기는 7~8월 계절성 강세를 활용하되, 9월 변동성을 대비한 자산 배분과 포지션 관리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onGFvgG_Nk&t=199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