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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은 왜 실적만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부채와 유동성입니다

     

    부채와 유동성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느끼게 됩니다.

    분명히 기업의 실적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앞으로 벌어들일 돈까지 생각했을 때 지금 주가가 과연 그렇게 비싼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주가는 실적이 좋다고 해서 바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주가가 빠지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실적이 아직 따라오지 않았는데 주가가 먼저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합니다.

    “도대체 주식은 무엇을 보고 움직이는 것인가?”

    결국 이 질문을 하게 됩니다.

    저도 예전에는 주가를 볼 때 가장 먼저 실적을 봤습니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오래 지켜볼수록 이 생각만 가지고는 설명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최근 시장을 보면 실적이라는 하나의 변수만 가지고 주식시장을 설명하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의 실적만이 아니라 금리, 유동성, 부채, 신용 창출, 그리고 투자자들의 심리가 함께 작동하는 거대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부채와 유동성이라고 생각합니다.


    1. 부채는 경제의 독이면서 동시에 성장의 연료입니다

    부채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에게 빚이 많으면 위험합니다. 월급을 받아서 이자를 내고 원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빚을 줄이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경제 전체로 범위를 넓혀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기업이 돈을 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이 돈을 빌리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사거나 사업을 하거나 소비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누군가 돈을 빌린다는 것은 그 돈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부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을 빌리고, 투자하고, 생산하고, 소비하고, 다시 소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여기서 상당히 중요한 것이 신용 창출입니다.

    은행이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을 해주면 단순히 돈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통화량과 경제활동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만 보고 “유동성이 늘었다, 줄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다고 해서 그 돈이 곧바로 주식시장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중앙은행의 자산이 줄었다고 해서 주식시장에 있는 돈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은행이 대출을 얼마나 해주느냐, 기업이 돈을 얼마나 빌리느냐, 사람들이 소비와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 경제에서 부채가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재미있는 역설이 하나 있습니다.

    부채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연료이면서 동시에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폭탄이기도 합니다.

    부채가 적당히 증가하면 경제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고, 빌리더라도 갚을 능력이 없어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됩니다.

    특히 부채를 갚기 위해 소비와 투자를 줄이기 시작하면 경제가 다시 위축됩니다.

    개인에게는 빚을 갚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경제 전체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빚을 갚기 시작하면 오히려 돈의 순환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투자자들이 생각보다 자주 놓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흔히 “부채가 많으니까 나쁜 것 아니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부채가 너무 많아도 문제이고, 부채가 갑자기 줄어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부채의 절대적인 크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부채가 계속해서 생산적인 경제활동으로 연결되고 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2.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다고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동성입니다.

    “유동성이 풀리면 주식이 오른다.”

    “유동성이 줄어들면 주식이 떨어진다.”

    물론 큰 틀에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공급했다고 해서 그 돈이 곧바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러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을 안정시키는 것과 개인 투자자의 주식계좌로 돈이 들어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의 지급결제 시스템이나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습니다.

    그 돈이 은행의 계정에 숫자로 쌓여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소비자의 지갑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실제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신용이 얼마나 만들어지고 있느냐입니다.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적극적으로 대출해 주고, 기업이 그 돈으로 투자하고, 사람들이 소비를 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소득이 만들어진다면 경제의 돈은 계속 순환합니다.

    반대로 은행이 위험을 느끼고 대출을 줄이고, 기업도 투자를 줄이고, 가계도 대출을 줄이면 중앙은행이 아무리 유동성을 공급해도 실제 경제에서 돈이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투자할 때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 하나만 보고 시장의 방향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앙은행의 정책은 중요합니다.

    금리가 내려가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금융시장의 위험선호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고 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시장의 위험선호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에 은행과 기업과 개인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용 사이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이 최근 주식시장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장이 크게 떨어진 뒤에는 사람들이 “실적이 나빠서 떨어졌다”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실적이 나빠지기 전에 주가가 먼저 떨어질 수도 있고,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금리나 유동성 때문에 주가가 눌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현재 실적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돈의 가치와 자금의 흐름까지 미리 반영하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면 지금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가 보입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특히 AI와 HBM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두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커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늘어나는 것과 주가가 당장 그만큼 올라가는 것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예상해 봅시다.

    그런데 시장의 금리가 높아졌다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의 현재가치는 낮아집니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미래의 이익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기업, 같은 실적 전망이라도 금리와 시장 환경에 따라 주가가 전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저는 투자에서 참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잘 분석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를 맞힐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분석은 “이 회사가 앞으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를 알려줍니다.

    하지만 주가 분석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들어갑니다.

    “그 미래의 이익에 시장이 얼마의 가격을 지불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밸류에이션입니다.

    그리고 밸류에이션은 금리와 유동성, 투자심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빠지는 일이 생깁니다.

    반대로 실적이 아직 부족한데도 미래 기대감 하나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 시장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람들이 기업의 실적을 몰라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적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변수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시장이 급락할 때를 보면 좋은 실적을 가진 기업도 같이 떨어집니다.

    그 기업의 실적이 하루아침에 망가진 것이 아닌데도 주가는 크게 빠집니다.

    그렇다면 그때 시장이 보고 있는 것은 실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일 수도 있고, 자금 조달 환경일 수도 있고,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일 수도 있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무조건 “실적이 나빠졌나?”라고 묻기보다 **“시장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려고 합니다.

    이 차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결론. 결국 투자자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봐야 합니다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식시장을 하나의 숫자로 설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리 하나만 보고 시장을 판단해서도 안 되고, 유동성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기업 실적만 봐서도 안 됩니다.

    부채, 신용 창출, 금리, 유동성, 환율, 기업의 이익, 그리고 투자자의 심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이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간다”는 말을 완전히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언제 실적을 따라갈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와 유동성이 주가를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익과 경기 사이클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지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실적 전망이 크게 개선되는 기업을 바라볼 때도 단순히 “실적이 좋아지니까 주가가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족합니다.

    실적이 얼마나 좋아지는가.

    그 실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시장은 그 실적에 얼마의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시장에 돈과 신용이 충분히 존재하는가.

    이 네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앞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볼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얼마나 버느냐뿐만 아니라 그 이익이 우리 경제 전체로 얼마나 확산되는가도 중요하게 볼 생각입니다.

    소수의 기업만 엄청난 이익을 내고 나머지 기업과 가계가 계속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수는 올라가더라도 경제 전체의 체감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은 몇 개의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돈이 투자로 이어지고, 고용으로 이어지고, 소비로 이어지고, 다시 다른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결국 돈은 움직여야 합니다.

    돈이 한쪽에만 쌓이면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신용이 만들어지고 그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면 경제는 다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가가 오를까요, 내릴까요?”라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왜 지금 주가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주가가 급락했다고 무조건 기업이 망한 것도 아니고, 주가가 급등했다고 기업의 가치가 갑자기 두 배가 된 것도 아닙니다.

    시장에는 항상 가격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금리와 유동성, 부채와 신용,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저는 앞으로 시장을 볼 때 이 네 가지를 계속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적이 좋다고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금리가 높다고 무조건 주가가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는 정답을 맞히는 게임이라기보다 여러 가능성 가운데 확률이 높은 쪽에 조금씩 무게를 싣는 과정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저는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기업은 앞으로 얼마를 벌 것인가.

    경제의 신용은 증가하고 있는가.

    금리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그리고 그 돈은 실제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 보면 지금 시장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